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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날에 어울리는 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Piaf 2022. 2. 16.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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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소복하게 내린 겨울날에 어울리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읽었다. '접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환해졌다. 기차는 신호소 앞에서 멈췄다.'라는 문장과 함께 이야기가 시작된다. 간결한 문장으로 시작부터 이야기의 배경지와 특유의 분위기를 모두 표현해줬다.

 

설국의 작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일본 서정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이며, 일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다. 그리고 그 노벨문학상을 타게 해 준 작품이 바로 '설국'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이러한 작가의 업적보다 이야기의 시작이 되는 첫 문장에 이끌렸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처음 시작과 함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홋카이도였다.

내가 아는 일본의 눈이 가득한 곳이라고는 홋카이도 밖에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에 나오는 설국은 도쿄에서 멀지 않은 어느 마을인 것 같았다. 주요 등장인물은 주인공인 시마무라와 게이샤인 고마코, 목소리가 아름다운 소녀 요코이다.

 

 

설국
출처 - 어도비스톡

설국의 이야기는 일본의 문화와 정서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몇 가지 있었다. 게이샤나 주인공의 여러 행동들이 그랬다. 시마무라는 부모가 물려준 재산으로 무위도식하며 아내와 아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기생과 같은 게이샤인 고마코와 미묘한 관계,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소녀 요코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는 이기적이고 전형적인 한량이라 생각했다.

이야기 흐름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은 기승전결의 흐름이 아닌 뚜렷하지 않고 모든 게 두루뭉술하다는 거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나 상황묘사는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었다. 시마무라가 기차간에서 우연히 요코를 처음 보게 된 순간이나 설국에서의 밤의 풍경, 게이샤인 고마코가 시마무라가 머무는 여관방에서 샤미센을 켜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 등 이야기 곳곳에 많은 아름다운 표현들이 있었다.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번역자마다 출판사마다 번역하는 표현이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번 책은 오타나 조금 부자연스럽다고 느낀 번역이 있는 것 같아서 다음번에는 제일 많이 알려지고 읽힌 출판사나 번역자의 설국을 읽어 보고 싶다.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 어느 날 따뜻한 불빛이 있는 조용한 방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한 문장씩 되새기며 읽고 싶다.

 

 

처음 아이패드 미니로 전자책 앱인 예스24 북클럽을 통해 완독 한 도서인데 나쁘지 않았고, 앞으로도 많은 책을 읽을 것 같다. 그리고 캘린더가 있어서 언제 어떤 책을 읽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예스24-북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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