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끄적끄적

제주도 일년살이 계획 중

Piaf 2022. 2. 8. 14:39

 

 제주도를 처음 여행했던 때는 가족들과 함께 군 제대를 기념하여 다녀왔던 때이다. 처음 제주 땅을 밟고 보게 된 감상은 파랬다. 차를 끌고 배를 타고 넘어가서 그럴 수 있지만 처음 보인 곳은 그냥 새파란 바다였다. 여행 가서 본 바다라고는 강원도 속초, 주문진 이런 검정 바다만 바라보다가 제주의 새파란 바다를 보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더 확 트이게 됐다. 

 

 그 후 한동안 제주의 좋은 추억을 잊고 살다가 지금의 여자 친구를 만나고 매년 초봄, 여름의 끝자락쯤 제주 여행을 떠났다. 일 년에 한두 번씩 제주도를 다녀오니 나에게는 굉장히 친숙한 곳이 되었고, 여자 친구에게도 그렇게 느껴진 듯했다. 제주와 별개로 우리 커플은 일 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해외여행은 꿈도 꿀 수 없게 됐다. 

 

 그렇게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날이 갈수록 늘어났고, 문화생활 또는 여행에 제약이 걸리며 그 스트레스는 더욱 가중됐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제주도의 파란 바다가 생각났고 한 살이라도 젊은 지금 과감히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2019. 4. 15 서귀포 - 쇠소깍

 

 이 당시 처음 가본 쇠소깍은 신세계였다. 해안가가 전부 크고 작은 자갈로 이루어져서 자갈 사이로 빠져나가는 파도소리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작년 봄과 작년 여름에 다녀온 쇠소깍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매번 이때를 생각하며 들리곤 하는데 언제쯤 다시 이때의 모습으로 돌아올지는 모르겠다.

 

 제주도로 이주하는 날은 3월 말 혹은 4월 초로 계획 중이다. 가급적 빨리 준비가 돼서 봄날 제주의 벚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도시보단 한적한 마을에 작은 주택에서 살고 싶다. 제주 돌담과 자연을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곳에서 말이다.

 

도시가 주는 이로운 점들이 많겠지만 내 인생 작은 부분에 다소 불편하지만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다.

 

 

 일 년의 이주생활 동안 제주의 수많은 해안가, 오름, 골목들을 사진과 글로 남겨서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 볼 예정이다. 그리고 여자 친구에게도 제주도 이주생활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좋은 추억이었으면 좋겠다.